뮤지컬 <미스 대디>

뮤지컬 <미스 대디> 2차 극작 멘토링
일시: 2020년 9월 24일(목) 14시~16시
장소: 논현동 카페
멘토: 더뮤지컬 박병성 국장
멘티: 정다이 작가

 

1차 멘토링 이후 심사에 제출한 대본도, 리딩 때 발표한 대본도 아닌 제3의 대본을 트리트먼트로 제출했다. 테이블 리딩 버전에 비해 버드의 과거 비중을 줄이고 현재 버드와 준의 관계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캐릭터의 명확성, 일관성 필요
버드와 준의 관계는 굉장히 매력적인 인물들이다. 좀 더 이들의 매력이 명확하게 제시되었으면 좋겠다. 버드의 캐릭터를 명확히 알지 못하겠다. 어떤 장면에서는 거침없는 톱스타로 자신감 넘치는 인물인 것 같다가, 어떤 장면에서는 굉장히 이해심 넓은 성숙한 인물로 그려진다. 또 어떤 장면에서는 전형적이긴 하지만 <킹키부츠>의 롤라 같은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작가가 버드라는 인물을 어떤 인물로 그리고 싶은지 관객들에게도 이해시켜 주었으면 좋겠다. 행동과 대사에서 인물의 성격이 느껴져야 한다. 

 

준의 캐릭터 역시 명확하게 잡히지 않는다. 지금 대본에서 드러나는 행동만 본다면 준에게 마음을 주기가 힘들다. 준은 버드가 아버지라고 생각하고 있는 인물이다. 그의 반항적인 행동은 아버지가 자신을 방치해 두었다는 오해에서 비롯된다. 지금의 준은 버드에게 일방적으로 화를 내다가 나가서는 술을 마시고 싸움을 벌인다. 이런 준에게 마음을 주기가 힘들다. 버드를 아버지라고 오해하고 있는데, 그 속에서 생기는 심리적 갈등이 좀 더 직접적으로 드러났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버드와 준이 계속 부딪히면서 감정을 쌓아가야 하는데 준이 계속 밖으로만 도망치니까 갈등이 쌓이지 않는다. 

 

새로운 가족이 되기 위해
이 작품은 가족에 대한 이야기이다. 버드를 아버지라고 오해하는 준과 트랜스젠더 가수 버드가 오해와 이해를 거쳐 혈연적인 의미를 넘어선 가족이 된다. 그렇다면 이들이 되고 싶은 가족은 무엇인가. 이미 작품에 어느 정도 그런 설정이 담겨 있는데도 그 가족에 대한 고민이 충분치 않다. 작가가 생각하는 가족에 대한 생각이 확고해야 한다. 지금 트리트먼트에서는 버드는 자신을 아버지라고 오해하고 있는 준을 위해 실력도 검증하지 않은 채 자신의 콘서트 오프닝 무대에 기회를 준다거나, 서바이벌 음악 프로그램에 꽂아주는 식의 도움을 준다. 그것이 과연 올바른 가족(아버지)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을까. 버드의 부도덕하고 무책임한 행동은 객관적인 시선에서 보면 범죄다. 버드의 마음이 열리게 되는 계기가 앤드류에게 폭행을 당했을 때 자신의 편이 되어 주고 도와주어서였다. 고마운 마음이 들지만 이 도움이 특별한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좀 더 극적인 설정이 필요하다. 버드가 준에게 가족이라는 생각을 들게 하는 좀 더 극적인 상황이 필요하다. 

 

버드와 준의 관계에서 특별한 감정이 설정되지 않다 보니 후반부 버드가 자신이 이룬 지위와 영광을 포기하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 이 이야기의 매력은 버드를 아버지라고 오해하는 준과 가족이라고는 없었던 트랜스젠더 버드가 심정적으로 가족과 같은 관계로 이어지는 데 있다. 그 예민한 관계를 보여주는 데 더 집중했으면 좋겠다. 현재는 준이 버드의 아들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버드의 아들일 수도 있는 여지를 열어두고 둘의 관계가 궁금증을 가지고 극을 따라가게 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뮤지컬 <미스 대디> 2차 작곡 멘토링
일시: 2020년 9월 25일(금) 13시~14시 30분
장소: 서초동 김성수 음악감독 사무실
멘토: 김성수 음악감독
멘티: 정다이 작가, 김희은 작곡가

 

<미스 대디> 음악 멘토링은 1번 넘버 ‘캡틴’과 ‘모래바람’ 두 곡의 멘토링이 이루어졌다. 새롭게 구성을 바뀐 상태라 곡 멘토링보다는 전반적인 대본의 멘토링이 중심을 이루었다. 

 

넘버 1번 ‘캡틴’은 버드 밴드가 콘서트 때 부르는 노래이다. 하드락 스타일의 강한 곡에서 새로운 가사와 넘버로 구성했다. 새로운 장르로 바꾼 것은 좋은 선택이었다. 단지 지금 곡 진행이 가사에 너무 묶여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음악적으로 맞지 않는다면 작가에게 요구해서 가사 수정을 할 필요도 있다. 뮤지컬이다 보니 가사 전달에 좀 더 신경을 써서 작업을 해달라. 

 

디테일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버드가 톱스타라면 스타디움에서 콘서트를 하지 이렇게 클럽을 돌지는 않는다. 버드의 스타일을 강조하기 위해 클럽을 도는 톱스타로 설정하는 것은 가능한데 그런 설정을 작가가 충분히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뮤지컬은 이야기의 전달이 아니라 정서의 전달이다. 준이 버디의 음악을 어떻게 생각해 왔는지, 질투인지 존경인지 그런 것들이 드러났으면 좋겠다. 준이 아티스트로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둘이 어떤 관계, 어떤 과정을 거쳐서 마지막에 버디에게 쿨한 태도를 취할 수 있는지 이유가 있어야 한다.

 

버디가 트랜스젠더인데 준이 트랜스젠더 아빠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성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안 드러난다. 이 점이 중요한 갈등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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