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컬 뮤지컬 라이브 시즌5

창의특강 – 한국 뮤지컬의 중국 진출 사례
일시: 2020년 8월 4일(월) 13시분~14시 20분
장소: 동국대학교 원흥관 I-Space
강사: ㈜컬쳐홀릭 이혜성 프로듀서

 

 

중국 창작 뮤지컬 <상해탄>제작과 <지킬앤하이드> 중국 라이선스 공연에 참여했던 중국통 ㈜컬쳐홀릭 이혜성 프로듀서가 글로컬 뮤지컬 라이브 시즌5 창의특강 강사로 나섰다. 이혜성 프로듀서는 중국 공연 시장과 한국 뮤지컬의 중국 공연 현황 및 중국 진출 사례를 설명했다.

 

가파르게 성장 중인 중국 공연 시장
중국은 빠르게 성장하는 1인당 국민소득에 비례해 교육, 문화, 오락에 대한 소비도 증가하는 추세다. 2005년부터 2018년까지 문화산업 부가가치 증가율은 연평균 18.9%로, 이는 동기간 GDP 성장률보다 6.9% 높은 수치였다. 중국 공연 시장 역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2018년 공연 티켓 매출액은 총 183억 위안으로, 한화 약 3조 1천억 원에 육박한다. 이중 연극이 26억 2천만 위안(한화 4천 5백억 원), 뮤지컬이 3억 3천만 위안(한화 약 568억 원)을 차지한다. 중국연출행업협회(China Association of Performing Arts)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중국 뮤지컬 유료 관객 수는 160만 명이었고, 주로 ‘베이상광(北上廣, 중국 3대 도시인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의 약칭)’에 집중되어 있다. 이는 중국 뮤지컬의 70%가 베이상광에서 공연되는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베이상광은 경제가 발달해 소비 수요가 높고 대형 공연장과 같은 공연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다양한 뮤지컬이 공연되고 있다. 이혜성 프로듀서는 “중국 공연 시장에서 뮤지컬의 매출 규모는 적지만, 최근 5년간 고도성장을 거듭하고 있어 앞으로 발전 가능성은 크다”고 설명했다.

 

 

중국 뮤지컬 시장 특징과 매출 현황
중국에서는 2011년 <맘마미아>, <캣츠> 라이선스 공연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뮤지컬 시장이 형성되었다. 2017년 <위키드>, <프로듀서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등의 오리지널 투어 공연 이후 시장이 크게 확대되었다. 또 2016년 디즈니랜드 내에 개관한 월트 디즈니 그랜드 씨어터에서 오픈런으로 공연된 <라이온 킹>, <미녀와 야수>는 일반 대중이 뮤지컬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됐다. 

 

도략문화산업연구센터(Daolue cultural industry research center)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중국 뮤지컬 수업은 총 4억 3천만 위안이었다. 오리지널 투어 뮤지컬 2억 7천만 위안, 라이선스 뮤지컬 1억 위안, 창작 뮤지컬 6천만 위안을 차지했다. 2018년 오리지널 투어 뮤지컬은 총 22편으로, 2017년과 비교해 작품 수는 69%, 티켓 매출은 77%가 상승했다. 오리지널 투어 뮤지컬은 작품의 완성도가 높고 흥행과 매출이 보장되는 장점이 있지만, 최근 중국 시장 개방으로 저작권 비용 상승, 환율 변동, 수입 비용 증가 등으로 제작비 부담이 점점 커지는 상황이다. 라이선스 뮤지컬은 전년 대비 2배 늘어난 총 24편이 공연됐다. 영미 뮤지컬과 한국 뮤지컬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매출 면에서는 큰 차이를 보였다. 영미 뮤지컬이 대극장 위주의 공연으로 지방 공연까지 진행하며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는 한편, 한국 뮤지컬은 중소극장 규모의 공연을 베이징이나 상하이에서 단기간 공연하는 데 그쳐 상대적으로 매출이 낮았다. 중국에서는 장기 공연이 매우 드물다. 오리지널 투어 공연과 대형 라이선스 공연은 상하이에서 2주, 베이징에서 1~2주 공연하고 지방 투어를 한다. 지방 투어는 주말을 이용해 2~4회 공연하는 것이 보통이다. 한국 뮤지컬은 무대 셋업 기간을 포함해 1~2주 정도 공연하는 게 보편적이다.

 

한국 뮤지컬의 중국 진출 현황
한국 뮤지컬의 중국 진출 형태는 크게 오리지널 투어 공연과 라이선스 공연으로 나뉜다. 처음 중국 투어 공연을 가진 한국 뮤지컬은 가진 첫 번째 뮤지컬은 2001년 극단 학전의 <지하철 1호선>이다. <지하철 1호선>이 독일 뮤지컬을 재창작한 작품이란 것을 감안하면, 순수 국내 창작진이 만든 뮤지컬 중 중국 투어 공연을 한 작품은 2007년 서울예술단의 <공길전>을 꼽을 수 있다. <공길전>은 2007년 한중문화교류의 해, 2008년 베이징올림픽문화축전 등 외교 및 문화교류 차원에서 공연되었다. 씨에이치수박의 <빨래>는 2016년 오리지널 투어 공연 후, 2017년에 중국 라이선스 뮤지컬로 공연된 특이한 기록을 갖고 있다. 

 

한국 뮤지컬의 가장 흔한 중국 진출 형태는 라이선스 뮤지컬이다. 한국 라이선스 뮤지컬은 2013년 1개 작품을 시작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2019년에는 총 11개 라이선스 뮤지컬이 중국에서 공연되었다. 중국에 라이선스가 팔린 첫 한국 뮤지컬은 <김종욱 찾기>다. 중국에서는 <첫사랑 찾기>라는 제목으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상하이, 광저우, 베이징, 칭다오 등에서 7차례에 걸쳐 256일간 공연되었다. 초연은 중국 뮤지컬 시장에서는 드물게 140일간 장기 공연했다. 가장 많이 제작된 한국 라이선스 뮤지컬은 <마이 버킷 리스트>다. 2017년부터 2018년까지 베이징, 상하이, 칭다오에서 28차례 공연됐다. 특이한 라이선스 판매 사례도 있다. <쓰릴 미>는 해외 뮤지컬의 한국 라이선스를 중국에 처음 판매한 작품이고, <지킬앤하이드>는 한국 공연 버전을 레플리카로 중국에 판매했다. 

 

 

한국 제작사와 인력의 중국 창작 뮤지컬 참여
작품을 수출하는 것 외에도 한국 뮤지컬 제작사나 한국 제작 인력이 중국 창작 뮤지컬 제작에 참여하며 중국에 진출하는 경우도 있다. 2018년 상하이에서 초연한 <시간 속의 그녀>는 중국의 살루트, 징잉문화, 해소문화와 한국의 라이브가 공동 제작한 작품이다. 주요 창작진은 한국인이었고, 출연진은 중국인이었다. 2019년에는 대구 국제뮤지컬페스티벌에 공식 초청되어 한국에서 공연되기도 했다. 중국 공연 전문회사 AC 오렌지는 前 뮤지컬해븐 박용호 대표를 제작 총괄프로듀서로 영입해 <키다리 아저씨>, <심야식당> 등을 공연했다. 그 밖에 연출, 작가 등 창작자가 중국 창작 뮤지컬 제작에 참여한 경우도 다수다.

 

이혜성 프로듀서는 자신이 직접 참여했던 <상해탄> 제작 경험을 상세히 소개했다. 2014년 초연 한 뮤지컬 <상해탄>은 동명의 인기 드라마를 바탕으로 만든 작품으로 중국, 한국, 일본, 대만, 홍콩, 미국 창작진이 제작에 참여했다. 故 김효경 예술감독을 비롯해 이우형 조명디자이너, 김기영 음향디자이너, 김지욱 음악슈퍼바이저, 김동혁 무대감독을 비롯해 총 30여 명의 한국인 스태프가 작품 창작뿐만 아니라 극장 운영 관리, 배우 트레이닝에 참여했다. <상해탄>은 2016년 폐막까지 네 시즌에 걸쳐 총 328회 공연되었는데, 중국 뮤지컬 최초로 100회, 200회, 300회 공연을 돌파한 뮤지컬로 기록됐다. 또 <상해탄>은 뮤지컬 공연을 위한 상설 극장을 운영과 일본 극단 사계의 시설과 훈련 방법을 벤치마킹한 배우 트레이닝 센터를 운영해 뮤지컬 전문 배우를 배출하는 등 성과를 냈다.

 

현재 중국에서는 뮤지컬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과 정부의 문화 정책에 힘입어 창작 뮤지컬 제작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뮤지컬과 인력의 중국 진출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눈여겨 볼만하다. 이혜성 프로듀서는 “중국 중소형 뮤지컬 시장의 성장과 맞물려 한국 뮤지컬의 중국 진출 사례도 늘고 있다”며 이는 “한국 중소형 뮤지컬의 높은 경쟁력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외 진출을 너무 먼 이야기라고만 생각하지 말고, 글로컬 뮤지컬 라이브를 통해 해외에서도 경쟁력 있는 작품을 만들길 바란다며 강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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